4월 국회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4월 국회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6월 지방선거에 청소년이 참여하려면 4월 국회가 유일한 희망입니다. 본회의가 언제 열리나 발을 동동 구르며 4월이 지나가는 하루하루마다 속이 새카맣게 타들었습니다. 우리의 거리농성이 한 달을 훌쩍 넘긴 지금, 더 이상 속만 태우고 있을 수 없어 오늘 국회를 찾아왔습니다. 우리를 막아서는 담장을 넘지 못해 그 앞에 섰습니다. 국회의사당에서 선거연령 하향 가결을 알리는 의사봉 소리를 듣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담장 너머로 의사당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또다시 기다립니다.
18세로의 선거연령 하향이 논의된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90년대부터 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은 만 18세 선거권을 요구하며 투쟁했습니다. 96년부터 선거연령에 대한 헌법소원도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2002년에는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대선을 맞아 청소년 모의투표가 처음으로 진행되었고, 이후로 지금까지 투표소 앞 1인시위, 청소년 선거 출마 투쟁, 집회와 각종 시위, 농성 등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투쟁을 해왔습니다. 91년도에 선거연령 하향을 주장했던 고등학생 정치활동 쟁취 공동실천위원회라는 단체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선거권을 요구했던 당시의 고등학생들이 이제 사십 대 후반이 되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냥 세월만 흐른 게 아닙니다. 청소년 참정권 운동이 이 세월동안 이어졌습니다.
여기 기자회견에 계신 많은 분들은 청소년 참정권 운동의 세월을 자신의 삶으로 살아오신 분들입니다.
이번 4월에 못 해도 언젠가는 될 거다, 위로처럼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이번 4월에 안 되면 대체 언제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 권리의 박탈은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데, 나중에 해결될 거라는 것이 어떻게 대안이 될 수 있습니까.
공무원의 잘못으로 인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 사람에게 3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진 적 있다고 합니다. 우리 헌법에는 모든 사람에게 참정권이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권리를 돈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기준으로 계산해도 현재 만 18세 인구 57만명에게 투표권을 박탈하는 것은 한 번 선거할 때마다 1천7백1억을 배상해야 할 권리 박탈입니다. 만 18세 이하 전체 인구 8백8십7만 명을 포함하면 한 번 선거할 때마다 2조6천6백2십억을 배상해야 할 권리 박탈입니다. 언젠가 이 지연된 정의의 책임을 국가에, 국회에 물을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청소년이라는 한 집단 전체의 참정권을 박탈해 정치적 목소리를 앗아가는 이 부정의가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랍니다.”
–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쥬리 공동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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