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논평]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논평]

침묵을 강요당하지 않는 것이 시민으로서의 권리다

– 청소년의 표현의 자유 침해하는 공직선거법 ‘미성년자 선거운동 금지’ 조항의 조속한 개정을 바란다

 

1. 지난 2018. 6. 15. 청소년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현행 공직선거법의 폐해가 드러났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단체에서 활동해온 모 활동가는 2018. 6. 4. SNS를 통해 모친에게 추천한 후보자와 정당을 밝히며, 시민으로서 자신이 가지는 정치적 신념을 표현했다. 그러자 선거관리위원회는 2018. 6. 15. 모 활동가에게 SNS에 게재한 게시물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며,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는 경우 모 활동가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할 것임을 밝혔다. 모 활동가가 SNS에 게재한 게시물이 범죄가 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모 활동가가 ‘미성년자’이기 때문이다.

 

2. 현행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2호는 19세 미만인 ‘미성년자’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로 규정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박탈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제255조 제1항 제2호는 위 규정을 위반하여 선거운동을 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즉 현행 공직선거법은 단순히 19세 미만이라는 이유만으로 청소년들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박탈하고, 처벌하고 있는 것이다.

 

3. 선거운동의 자유는 정치적 표현활동의 일환으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최대한으로 보장되어야하는 권리이다. 세계인권선언 및 시민적 및 정치적 관리에 관한 국제규약, 아동권리협약 등 국제인권규범은 명백하게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불가침의 인권이라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영국, 독일 등 대다수의 국가가 선거운동의 자유를 청소년에게 제한 없이 보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독일의 경우 연령에 따른 선거운동의 규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이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선거권이 인정되는 연령보다 폭넓게 보장되어야하는 권리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4.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권을 19세 이상인 자에게만 부여함으로써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박탈함과 동시에 청소년이 가진 선거운동의 자유조차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즉 현행 공직선거법은 청소년의 선거권뿐만 아닌 정치적 표현의 자유까지 박탈함으로써 청소년의 참정권을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위헌적인 현행 공직선거법에 기초한 선거관리위원회의 모 활동가의 SNS 게시물 삭제 요구는 청소년에게 보장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고, 모 활동가가 SNS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는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겠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통보는 모 활동가를 비롯한 청소년에 대한 협박이자 청소년 참정권에 대한 직접적인 탄압이다. 우리 단체는 청소년의 시민성을 부정하는 현행 공직선거법을 기계적으로 집행하여 협박과 탄압을 일삼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5. 더불어 정치권은 하루 빨리 반인권적인 현행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하지만 정치권의 행보는 실망스럽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5월 국회에서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가 무산됨으로써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청소년들은 주권자로서의 권리인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은 청소년이 선거권을 가지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되면 교실이 정치화 될 것이고, 청소년들이 자원봉사자로 이용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청소년에게 선거운동을 보장하면 청소년을 선거에 이용할 것이라며 현행 공직선거법 개정에 반대해온 자유한국당은 이번 경남지역 지방선거 유세에서 40~50여명의 청소년을 부당하게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였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청소년들이 선거운동에 참여한 것인지, 혐의와 같이 부당하게 동원 이용된 것인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만약 혐의와 같이 부당하게 동원 이용된 것이라면 청소년 선거운동 보장에 대해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스스로 청소년들을 선거에 부당한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로 모순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만약 청소년들을 선거에 부당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행위가 있다면 이는 그러한 행위를 한 후보자가 비판받아야 하는 것이지, 청소년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할 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청소년 보호라는 미명아래 청소년이 시민으로서 갖는 선거운동의 자유 박탈을 정당화 하지 말라.

 

6.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장 역시 편협하다.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송행수는 2018. 6. 9. 자유한국당의 위 경남지역 지방선거 유세에 대해 “19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법을 떠나서, 올바른 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을 불법선거에 동원하는 행위 자체로도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라며 청소년이 가진 선거운동의 자유 박탈을 규정한 현행 공직선거법을 옹호하는 시각에서 논평을 발표했다. 우리 단체는 청소년의 참정권 보장에 앞장서야할 집권여당이 청소년의 참정권을 전면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현행 공직선권법을 별다른 고민 없이 옹호했다는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7. 선거권 뿐만 아니라 선거운동의 자유까지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현행 공직선거법은 모 활동가를 비롯한 청소년들이 가진 선거운동의 자유 등 참정권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 이처럼 현행 공직선거법이 명백하게 청소년들이 시민으로서 가지는 선거운동의 자유 등 참정권을 침해하고 있음에도 이를 정치권이 방관한다면, 이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정치권은 청소년들의 참정권 박탈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하루 빨리 위헌적인 현행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라.

 

2018년 6월 19일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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