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참정권 이슈 Q&A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에서 청소년 참정권과 선거권 제한 연령 기준을 낮추는 문제 등에 대해서 간단한 Q&A를 만들었습니다.
청소년 참정권 이슈에 대해 궁금했던 분들, 알고 싶은 분들 모두 필독!
1) 기본편
Q. 청소년 참정권, 무슨 이야기인데?
A. 참정권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다. 즉,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모든 권리이다. 선거권, 피선거권, 국민투표권, 주민발의권, 주민소환권, 그 밖의 참여권 등이 여기에 포함되고, 언론·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도 넓은 의미에서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은 이러한 권리를 많은 부분 제한당하고 있다. 청소년 참정권을 보장하자는 것은 이런 제한을 개혁하여 청소년도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Q. 청소년 참정권이 보장 안 되는 사례는 뭐가 있어?
A. 대표적으로는 선거권 제한 연령 기준(현재 19세), 국회의원 등의 피선거권 제한 연령 기준(현재 25세) 문제가 있다. 또한 정당법상 선거권이 없는 청소년은 정당 가입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으며, 공직선거법에서는 청소년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만일 청소년이 선거 기간 중에 특정 후보를 지지/반대하거나, 뽑아달라는 말을 하면 불법을 저지른 게 돼 버린다. 청소년의 정치 활동이나 의견 표현을 부정적으로 여기고 제한하는 학교 규칙이나 사람들의 편견의 문제, 학교 규칙을 만드는 과정이나 학교 운영에 제대로 참여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Q. 청소년 참정권 문제가 왜 갑자기 이슈야?
A. 1991년에도 ‘고등학생 정치 활동’의 권리를 주장하는 운동이 있었고, 2000년 전후로도 선거권 연령 기준을 18세로 낮추자는 운동이 있었다. 학교 운영에 학생 대표가 참여하게 하자거나 학생회의 참여권을 법제화하자는 운동도 있었다. 이처럼 청소년 참정권을 확대하라는 요구와 운동은 꾸준히 있었다. 2016년 촛불집회를 계기로 청소년 참정권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정치/선거 제도 개혁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는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18세 선거권은 국회 내 대부분의 정당들이 동의하고 있는 입법 과제다.
* 2019년 11월 현재 국회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도 18세 선거권이 포함되어 있어 국회 통과 여부가 관건이다.
Q. 선거권 연령을 18세로 낮추고 청소년 참정권이 이루어지면 뭐가 바뀌는데?
A. 청소년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다. 물론 곧바로 많은 것이 바뀌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청소년의 의견에 사람들이 좀 더 귀 기울이게 되고 정부와 국회가 청소년들의 인권 문제를 좀 더 신경쓰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청소년들이 나서서 정책을 더 낫게 바꾸고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할 중요한 수단이 생길 것이다. 민주주의와 정치 참여도 더 발전할 수 있다.
Q. 왜 18세 선거권을 주장하지? 선거권 연령 기준은 몇 살이 적절한 건데?
A. 국가인권위원회는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의 실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며, “연령 기준에 의해 선거권을 갖는 사람의 범위는 정치적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최대한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선거권 연령 제한 기준이 18세이므로 한국만 18세보다 높아야 할 이유는 없다는 점 등 때문에 일단 먼저 18세부터 요구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같은 나라는 16세부터 선거권을 보장하고 있다. 선거권 연령 기준에 대해 정답은 있기 어렵겠지만, 선거권을 확대해나가는 쪽으로 논의해야 한다.
Q. 그럼 선거권 연령만 낮춰지면 되는 건가?
A. 18세 선거권은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위한 첫 단추일 뿐이다. 선거권도 더 확대하자고 논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정당 가입 보장이나 학교 운영 참여 문제 등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위해 바꿔야 할 제도적 문제들이 많다. 청소년은 정치를 하면 안 된다는 사람들의 편견도 바뀌어야 한다.
Q. 청소년이 선거나 정치를 하는 게 다른 나라에선 일반적인 건가?
A.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청소년들의 정치 활동과 정치 참여가 일반적이다. 거의 모든 나라들이 정당 가입에 법적인 연령 제한을 두지 않기에, 10대 때부터 정당에 가입하고 당원으로서 활동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16세나 18세로 고등학교 재학 중일 때 선거권을 가지고 첫 선거에 참여하는 경우도 아주 많다. 핀란드에서는 지역의 법(조례)을 만들기 위한 주민발의는 15세부터 참여할 수 있다. 독일 등지에서는 청소년의회 같은 제도를 통해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거나 찬성/반대 활동을 하곤 한다.
2) 논쟁편
Q. 청소년은 미성숙하고 판단력이 부족해서 정치를 해선 안 되지 않나?
A. 누구든지 완전히 올바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없다. 성인들이 꾸려 온 정치의 역사를 봐도 부적합한 사람이 선출되거나 잘못된 정책이 강행된 경우는 많다. 청소년의 경우에만 성숙한지 미성숙한지 판단력이 충분한지를 따지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일찍부터 정치에 참여하고 경험을 쌓아야 더 일찍 정치적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다. 청소년을 따돌리고 규제하는 법이 청소년을 미성숙해지도록, 미성숙해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아닐까?
Q. 청소년들은 어차피 정치에 관심이 없는 거 같은데?
A. 현재는 청소년이 정치에 관심 가지기 무척 어려운 환경이다. ‘어린 애들은 공부나 해라’와 같은 편견도 뿌리 깊고, 청소년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도 정치에 참여할 길이 대부분 막혀 있다. 정치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면, 청소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어렵게 해놓은 제도와 환경 때문은 아닐까 되물어야 한다. 청소년이 시민으로서 정치에 관심 갖고 참여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청소년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애초에 정치에 관심이 적다는 것이 참정권을 박탈당해야 할 정당한 이유도 아니다.
Q. 청소년들은 부모나 교사에게 선동당해서 휘둘릴 위험이 있지 않나?
A.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은 주변에서 영향을 받는다. 지인이나 가족의 말에 누구에게 투표할지가 바뀌기도 하고, 언론이나 책, 인터넷 방송을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은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는 건 아니다. 애초에 청소년들이 부모나 교사의 말을 그대로 따랐다면 ‘요즘 애들 건방지다’ 같은 말은 나올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청소년들이 휘둘릴 위험이 큰 이유가 있다면, 청소년의 사회적 입지가 좁으며, 어른이 시키는 대로 순종하라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참정권이 보장되면 이런 우려가 줄어들 수 있다.
Q. 청소년들은 인터넷 같은 데서 ‘가짜 뉴스’를 믿을 위험도 크고, 좋아하는 아이돌 등의 말을 무조건 믿지 않을까?
A. 주변을 둘러봐도 ‘가짜 뉴스’에 휘둘리는 주된 집단이 청소년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짜 뉴스’ 등은 심각한 문제일 수 있지만, 우리 모두의 문제이지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또한 가짜 뉴스에 잘 속는다고 해서 성인들의 참정권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성인 유권자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호감을 가진다고 해서 문제라고 하지도 않는다. 이 역시 청소년에게만 유독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Q.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초·중·고 학생들이 참정권을 가지면 학교 교육이 정치화되지 않을까?
A.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교육을 정치로부터 떨어뜨려놓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교육이 정부나 권력자의 뜻에 휘둘리고 동원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정부나 학교를 비판하는 활동을 해도 학교나 교사가 이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바로 학교가 지켜야 할 중립성이다. 또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 참여는 시민에게 중요한 일로, 민주시민 양성이 목적인 교육이라면 자유로운 정치 참여를 장려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사회 문제에 대해 다양한 입장들을 알고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Q. 청소년은 공부해야 할 시기인데… 공부는 안 하고 정치에만 관심 가지면 안 되지 않아?
A. 성인들이 참정권을 가진다고 해서 ‘성인들은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일은 안 하고 정치에만 관심을 가질까 걱정이다’ 같은 말을 하지는 않는다. 참정권은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한다고 해서 빼앗겨야 할 권리가 아니다. 청소년이라고 모두 학생인 것도 아니고, 학생이라고 공부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학교를 다니며 다른 취미 활동도 할 수 있듯이, 정치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정치에 대해 알아보고 경험하는 것은 의미 있는 공부이기도 하다.
Q. 청소년은 세금도 안 내고 범죄를 저질러도 좀 약하게 처벌을 받고…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으니까 참정권도 안 주는 게 맞지 않을까?
A. 우선 청소년이라고 면제받는 세금은 거의 없다. 간접세는 청소년들도 다 내고 있으며, 청소년도 충분한 소득이 있으면 소득세를 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소득과 재산 납세 여부와 상관없이 선거권을 보장하는 것이 민주주의 선거의 원칙이며, 성인들도 세금을 안 낸다고 해서 참정권을 박탈당하진 않는다. 참정권은 의무를 수행하고 얻는 보상도 아니고, 범죄를 저질렀을 때 처벌받는 대가로 얻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참정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청소년들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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