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연령 하향 촉구 릴레이 연대성명 #11

선거연령 하향 촉구 릴레이 연대성명 #11
지난 2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발표한 기자회견문입니다!

=====

“기본권은 정치적 저울질과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정당과 국회는 청소년 선거연령 지금 당장 낮추고 학생-교사 정치기본권 보장하라!”

이 나라 청소년들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웠고 반민주 독재 세력을 몰아낸 자랑스러운 역사의 주인공이다. 그럼에도 선거에서 투표권을 제한당해 왔으며 어른들에 의해 관리되고 보호되어야 할 미성숙한 인간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부조리의 현실에 맞서 촛불시대의 청소년들이 다시 떨쳐 일어났다. 스스로 자기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투쟁에 나선 것이다. 농성, 삭발, 기자회견, 실천 행동의 주체가 오롯이 청소년 자신이다. 이러한 청소년 참정권 운동은 불의에 단호히 저항해 온 역사 속 청소년 운동의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현 시기 민주주의 운동의 선봉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 교사들은 청소년 선거연령 하향 운동을 적극 지지하고 연대한다.

청소년 선거권 박탈은 분명 한국사회의 오랜 적폐다. 최소한 18세 청소년에게 선거 참여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청소년을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1호 과제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18세 청소년 투표권 부여 법안의 4월 통과와 6월 지방선거 적용을 목표로 농성을 시작한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국회는 낮잠을 자고 있다. 기본권을 보장하는 입법 과제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특히 적폐 청산에 저항해 온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모두 찬성하는 선거연령 하향에 홀로 반대함으로써 스스로 적폐세력임을 드러내고 있다. 기본권 확대에 반대하고 기본권을 억압하는 것이 이 나라 보수의 이념인지 묻는다.

궁지에 몰린 자유한국당은 이제 학제 개편과 선거 연령을 연동시켜 조건부 찬성이라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도대체 학제와 선거 연령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학제 개편은 교육행정에 관한 사항이고 선거권은 기본권에 관한 사항으로 서로 무관한 영역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으로부터 영국,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에 이르기까지 18세는 중등교육 과정이나 대입 과정에 해당한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선거 연령이 만 19세인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2016년 ‘국제 시민의식과 시민성 교육 조사(ICCS)’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시민지식 평균점수는 24개국 가운데 6위로 나타났다. 정작 시민 의식을 걱정해야 할 대상은 청소년이 아니라, 청소년을 의심하는 보수 세력인 것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원들의 단체를 표방하는 교총조차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훼방하고 있다. 학교 현장의 준비 부족이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들어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자는 신중론은 결국 이번 지방선거에서 18세 청소년을 배제하려는 자유한국당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러나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교육과정과 무관하므로 준비는 선거관리위원회가 하는 것이지 학교가 하는 게 아니다. 남의 기본권을 제한할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민주사회의 상식이자 원칙이다. 따라서 청소년 참정권을 제한하라고 요구할 권리는 교사에게도, 학부모에게도, 정치인에게도 없다. 청소년들의 자기 권리 요구에 법과 제도로 호응하는 것이 이른바 어른 시민들의 과제일 뿐이다.

4월이 오늘을 포함해 7일 남았다. 4월 국회가 선거연령 하향 법안 처리에 실패하면 청소년의 6월 선거 참여가 좌절될 위기 상황이다. 국회선진화법이 외려 법률 선진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에게 충고한다. 기본권의 문제는 당리를 놓고 저울질 할 사안이 아니며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 자유한국당은 지금 당장 국회에 나와 선거법을 고치고 청소년 선거권을 보장하라! 만일 4월 국회를 계속 보이콧하여 선거연령 하향 입법을 지연시킨다면 자유한국당은 자신의 직무유기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청소년과 교사는 시민으로서 권리, 참정권을 누리지 못하는 그림자 같은 존재로 남아 있다. 부당하게 유예된 정치기본권을 쟁취하는 것은 청소년과 교사 앞에 놓여 있는 촛불혁명 시대의 공통 당면 과제다. 청소년과 교사는 정치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굳건히 연대하여 투쟁함으로써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과 발전을 앞당길 것이다.

2018년 4월 2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