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육감 기호 0번 후보 ‘청소년’ 출마선언문”

“서울 교육감 기호 0번 후보 ‘청소년’ 출마선언문”

우리는 오늘 청소년의 이름으로 서울시 교육감 기호 0번 후보로 출마하고자 선언한다. 어른들끼리만 투표하고 어른들끼리만 출마하는 선거를 그만두라고 요구한다. 만 18세 이하 청소년은 인구의 오분의 일을 차지한다. 인구의 오분의 일을 배제하는 선거는 절대로 민주주의의 꽃이 될 수 없다. 하물며 교육감 선거는 많은 청소년들이 누구보다도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선거인데, 이 선거가 어른들끼리만의 선거로 치러지는 것은 부정의한 선거가 아닐 수 없다.

중앙 부처로 교육부가 있지만 각 지역별로 교육청과 교육감이 따로 존재한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가 교육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학생의, 학생을 위한, 학생에 의한 목소리는 얼마나 나오고 있는가? 학교 운영과 교육의 정책을 결정짓는 교육감 선거에서 청소년을 배제한다면,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다’라는 말이나 ‘학생이 교육의 주체’라는 말은 몽땅 거짓말일 수밖에 없다.

청소년이 유권자가 아니기에, 그 어떤 후보도 청소년의 목소리를 우선시하지 않는다.  청소년의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는 후보들이 출마해서, 청소년에게 선택받지 않아도 되는 공약을 내걸고 선거를 치른다. 청소년이 배제된 교육감 선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순 덩어리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교육 문제의 원인은 멀리 있지 않다. 청소년과 학생들이 교육 정책의 수립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었기 때문에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어떤 교육감 후보들의 면면과 공약을 보면 어쩜 그리도 청소년의 현실에 대해 무지할 수 있는지 한심스럽기도 하다. 청소년을 배제하는 선거로 인해 청소년들의 삶은 날로 불행하고 힘들어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듣지도 않으면서 청소년을 위한다고 말하는 거짓말은 그만두라. 그 누가 교육감이 되어서 어떤 교육 정책을 시행하더라도 청소년들의 의견과 생각을 반영하지 않고서는 교육 문제는 물론이고 청소년이 관련된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청소년을 위한다는 말은 모든 후보가 하지만, 막상 청소년들에게 자신과 자신의 공약을 알리려는 노력을 하는 후보는 드물다. 청소년들에게 인사 한 번 하지 않고, 명함 한 장 주지 않는 후보들의 진정성을 우리는 믿을 수 없다. 청소년이 뽑지 못하는 교육감은 청소년들을 실망시키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청소년의 이름으로 교육감 선거에 직접 나서기로 했다. 우리의 이름 앞에 붙은 기호 0번은 선언이자 상징이다. 청소년의 목소리가 교육감 선거에서 0순위로 가장 중요하게 여겨져야 한다는 뜻이다. 어른들만의 선거, 어른들만의 교육정책, 어른들만의 민주주의를 거부한다. 청소년의 목소리를 들으라. 청소년의 자리를 만들어라. 청소년의 선택을 받아들이라.

청소년은 그 어떤 어른보다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몸소 느끼고 있다. 청소년의 참여 없이 교육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은 불가능하다. 청소년은 어른들이 결정한 교육에 순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교육을 선택하고 만들어 나가는 교육의 주체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어른들이 망쳐놓은 교육을 되살릴 대안은 청소년의 참여이다. 청소년이야말로 최고의 교육감 후보다. 오늘부터 우리는 기호 0번 교육감 후보 ‘청소년’의 당선을 위해 선거날까지 발로 뛰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2018년 5월 24일
서울 교육감 기호 0번 후보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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