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청소년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률과 조례의 제·개정이 시급하다

[논평] 청소년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률과 조례의 제·개정이 시급하다
-경남 학생인권조례 및 울산 청소년의회조례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 3월 15일, 경남 학생인권조례의 수정안이 발표되었다. 시민사회와 청소년들의 요구 끝에 작년 9월 초안이 발표된 이후 6개월만이었다.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는 측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는 수정안은 기존의 안에서 제시한 권리의 내용이 다각도로 제한될 수 있도록 개악되었다. ‘건강이 관련된 경우’에도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여 자의적 해석과 남용의 여지를 열어두었으며-타 학생인권조례의 경우 긴급한 안전상의 필요가 있을 경우로만 제한-, ‘이름표는 탈부착 가능한 이름표여야 한다’는 단서 아래 이름표 착용 강요 금지는 삭제되었다. 성평등과 성인권교육에 대한 조항, 학생회를 담당할 교사를 학생이 추천할 권리, 생리를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을 권리, 자살 예방 교육과 상담을 받을 권리 등 초안의 많은 내용이 제거되었다.

 

같은 날 울산에서는, 청소년의회조례를 제정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조례 제정을 반대하는 측의 개입으로 몸싸움이 나는 일이 벌어졌다. 청소년의회조례안은 울산에서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만 12세~18세 청소년들이 울산시의회 운영 방식과 유사하게 청소년 의회를 진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안에 따르면, 청소년의회는 청소년 정책과 예산에 대한 의견 수렴 및 참여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한 청소년 정책, 사업, 예산반영, 입법제안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고민하고 제안할 통로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울산의 청소년의회조례 제정의 의의가 있다. 그러나 울산에서는 일부 어른들의 ‘아이들 학업 방해 우려’ 등을 명목으로 한 거센 반대로 인해 관련 토론회를 진행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청소년의 인권과 권익을 보장하는 법률이 미비한 가운데, 지역 조례를 통해 청소년 인권 현실을 진전시키려는 노력이 각지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을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인식의 결여로 인해, 청소년에게도 당연히 인권과 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에도 논란이 이는 형국이다. 경남 학생인권조례 및 울산 청소년의회 조례와 같은 지역 조례 제정 과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는, 청소년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상위 법률을 체계적으로 갖추는 데 게을리해온 국회의 책임이 크다. 예컨대 학생인권조례는 현재 광주, 경기, 서울, 전북 등 4개 지역에만 제정되어 있는데,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에서는 학생인권침해에 대한 기준과 교육청의 대처 역량, 구제 체계도 거의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청소년의 인권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지역별 조례 제정 움직임은 계속되어야 한다. 지역별 조례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정되기 위해, 그리고 전국의 청소년 인권 현실이 최소한 기본적인 수준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위 법률의 제·개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어린이·청소년의 기본적 인권을 법률 차원으로 보장하기 위한 학생인권법(초중등교육법 개정)과 어린이청소년인권법 제정을 요구하는 이유다. 국회와 지방의회의 조속한 움직임을 촉구한다.

 

2019년 3월 26일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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